터키 여행 코스는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 2곳만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카파도키아 2박3일, 이스탄불 3박 4일. 터키는 워낙 땅이 넓고 가볼 곳도 많기 때문에 7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 도시를 모두 가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이동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한다. 혹시 조금 더 욕심을 내고 싶다면 인기 관광지인 ‘파묵칼레‘를 추가하면 된다.
11/25-28 (카파도키아 2박 3일 여행 코스)
▶인천공항 – 이스탄불 공항 도메스틱(환승) – 카파도키아(네브셰히르 공항) – 괴레메 마을
인천공항에서 9시에 출발하는 직항 비행기로 오후 4시쯤 이스탄불에 도착한다. 하루를 날리는 시간대여서 그런지 항공권이 더 저렴했다. (90~110만 원, 야간 비행 후 이스탄불에 도착하는 비행편은 약 150만 원 대)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 비행시간은 12시간. 이스탄불에 도착하면 바로 카파도키아로 향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국내선 비행기로 다시 환승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체력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환승해서 다른 도시로 한 번 더 이동하는 것보다는, 바로 이스탄불로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25일 고난의 시작
25일은 비행기를 타고 괴레메까지 가는 일정으로 하루를 소비했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면, 환승 구역으로 이동한 후 다시 7시 비행기로 카파도키아 네브세힐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 후 네브셰히르 공항으로 가는 환승 비행기에 탑승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카파도키아가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 그런지 바람 때문에 기체가 너무 흔들렸다. 공항에 다 와서 랜딩을 3번이나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 비행기가 혹시나 추락할까 봐 너무 무섭고, 긴장되어서 손에 식은 땀이 흘렀다. 이대로 인생 하직하나 싶은 순간이었다…. 계속되는 랜딩 실패로 기내 방송으로 뭐라고 말하는데, 왜 바로 옆에 있는 ‘카이셰리 공항‘이 아니라 ‘앙카라 공항‘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지? 불안감이 엄습했고 앞날이 정말 깜깜하게 느껴졌다. 왜 내게 이런 일이? ㅠ
계획대로 도착했다면 1시간 반 정도 비행 후, 예약해 둔 셔틀버스를 타고 밤 10시 안에 호텔에 도착해야 했다. 하지만 비행기는 정말로 앙카라 공항으로 향했고, 승객 모두 대혼란에 휩싸였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승무원들은 최선을 다해 승객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는데,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응대하는 모습에 터키 사람들의 직업 정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아무튼 앙카라 공항에 도착 후 항공사 측에서 카파도키아까지 가는 버스를 제공해 주어서 그나마 안심이었다. 다시 수하물을 찾아서 버스에 탑승해야 했는데, 한참 동안 기다려도 내 수하물이 나오지 않았다. 알고 보니 ‘수하물 연계‘를 신청해 둘 경우, 국제 수하물이 나오는 곳이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 내 수하물만 가장 늦게 찾을 수 있었다ㅠ 수하물 찾느라 버스에 조금 늦게 탄 덕분에 사람이 많이 없는 차량에 탑승해서 약간 편하게 올 수 있었지만 ㅎㅎ
수하물까지 다 찾고 버스에 탑승했을 땐 이미 밤 12시… 그리고 카파도키아에 도착하니 새벽 4시~5시 앙카라 공항에서 네브셰히르까지 가는데 버스로 거의 5시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니다. 다시 호텔로 이동해야 한다. 이 시간에 이동 수단이 택시 밖에 없기 때문에 버스 터미널에서 대기 중인 택시에 탑승, 한국 분에게 말을 걸어 택시 비용을 분담했다. 20km 정도 이동한 것 같은데 총 택시 비용은 500리라 정도 나왔다. (한화로 약 2만 2천 원) 장시간 이동으로 실신 직전이었기 때문에 바로 짐을 정리하고 바로 휴식.. 하지만 3시간 정도만 자고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호텔을 나가야 했다ㅠ
26, 27일 카파도키아 투어 진행
26일, 27일은 일정에 맞게 투어를 진행. 카파도키아에 가는 주목적은 물론 열기구를 보거나 타는 것이지만, 열기구 말고도 레드, 그린투어, 낙타, 말, 로즈벨리 투어, ATV 투어, 지프 투어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보통 아침 일찍 벌룬투어를 하고 잠깐 쉬었다가, 다른 투어를 진행한다.
나는 한국어로 가이드해주는 ‘레드문 투어‘에서 예약했다. 이때 투어 일정을 미리미리 알아보고 계획세우는 것을 추천. 사람이 충분히 모이지 않는다면 투어가 없는 날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그린투어를 하고 싶었는데, 4일 전쯤 예약했더니 26, 27일 모두 투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다른 투어를 선택해야만 했다. 물론 영어가 된다면 다른 곳에서 예약해도 된다.
카파도키아는 투어를 빼면 조금 심심한 마을이다. 투어를 신청하지 않는다면 택시 말고 관광지까지 별도로 이동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개인적으로 이동하고 싶다면 렌터카를 미리 알아보는 편이 좋다.
26일 레드 투어
레드투어는 10시쯤 버스타는 곳에서 모인 후 이동한다.
27일 로즈벨리 투어
로즈벨리투어는 15시 40분쯤 레드투어와 동일한 장소에서 모임. 오전엔 시간이 조금 남기 때문에 괴레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28일 벌룬투어, 이스탄불로
28일은 9시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가야하므로 네브셰히르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예약했다. 호텔에서 7시 30분에 탑승, 괴레메 마을에서 네브셰히르 공항까지 이동시간은 약 40분(참고로 레드문 투어에서 투어뿐만 아니라 셔틀버스도 함께 예약할 수 있다)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안 정말 운이 없다면 벌룬이 뜨는 것을 볼 수 없다. 특히 겨울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안 좋은 날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열기구 뜨는 것을 보기 어렵다. 나 또한 26, 27일 날씨가 계속 안 좋아서 벌룬이 안떴다. 이번 여행에서 벌룬은 못 보고 가겠구나 생각했는데, 첫날 고생했던 것의 보답일까? 정말 운이 좋게도 카파도키아를 떠나는 마지막 날 28일 아침에 벌룬을 볼 수 있었다! 호텔 밖을 나오니 셔틀버스가 벌룬투어 하려는 사람들을 탑승 스팟으로 열심히 실어 나르고 있었다. 참고로 벌룬투어를 예약한 사람들은 아침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바로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바로 탈 수 있게 준비해 놓고, ‘벌룬투어 전망대‘로 올라갔다. 호텔에서 걸어서 약 10분? (차로도 올라갈 수 있다) 벌룬이 너무 늦게 뜰까 봐 걱정했는데 전망대에 올라가 보니 아침 6시 20분쯤부터 열기구가 하나둘씩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출과 함께 벌룬이 떠오르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인생 살면서 꼭 한번 방문해야 하는 여행지로 카파도키아를 강력히 추천한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멋진 모습을 보는 것도 잠시뿐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최대한 머무르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전망대에서 뛰어 내려가야 했다.
마지막으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벌룬투어 동영상을 첨부해본다. 직접 보는 것보다 감동은 덜하지만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시길.